카테고리 없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Army_lov 2024. 8. 27. 22:39





무엇부터 말해보는 게 좋을까.
사랑했던 사람들에 대해서?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아서 무리야!
이참에 합숙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숙 기간 동안 일생일대의 추억을 쌓을 수 있어서 기뻤어.
곧 졸업을 앞두었던 나에게 마지막 기회였겠지.
그 기회를 져버리지 않고 너희와 만나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 마지막까지 고마웠어!







······이런 이상적인 이야기만을 하고 싶었어. 그렇지만 마지막이니까, 마지막만큼은 솔직해져 보고 싶어.



사실 많이 무서워.
하지만 한편으로는 차라리 이렇게 되는 것이 나은 일이라고도 생각했어.

나는 주변에 피해를 끼친 기억이 다분해.
이미 불행해져버린 아이들에게 나의 속마음을 내비쳐 부담을 주었고, 굳이 내가 말하지 않아도 3학년 답지 못한 짓을 수없이 행해왔지.

처음 나가보는 조사,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자만감에 빠져 무모하게 행동해버렸어. 선배로서, 연장자로서 무게감을 가지고 통제했어야 했는데 너무 아이 같은 모습이었어.

그리고, 되돌아 보면 지나치게 솔직하고 소유욕도 높아서 이미 한 명을 다치게 해버렸지? 적어도 사과 정도는 하고 왔어야 했는데. 지금이라도 한다면 전해질까.
···미안해.


···나열해 보면 암울한 이야기들뿐이네.
이 이상 말할 가치가 없는 것들이야.
마지막까지 이런 모습이라 미안한걸.


하지만, 너희들과 지내는 나날이 정말 정말 행복해서 지금도 이 순간이 멈춰버리기를 바라고 있어.
처음 털어놨던 말과는 모순이 느껴지겠지만, 진심이야.
못 미더운 선배, 친우였겠지만 다가와 줘서 고마웠어.
너희들을 진심으로 사랑했어, 진실한 사랑을 느끼게 해줘서 고마워.
비극 같았던 내 인생이 너희들을 만난 순간부터 희극으로 바뀌어 있었어.

서서히 으스러져가는 몸을 등지고, 착잡해만 보였던 표정은 이내 미련 따위 느껴지지 않는 듯 흡족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나는, 사랑받는 삶을 살았어──"